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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707억 횡령 우리은행 전 직원 징역 15년, 공모 동생은 12년 확정

707억원 횡령 혐의로 기소된 전 우리은행 직원과 공범 동생에게 12년 이상의 중형이 확정됐다.대법원 3부는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우리은행 직원 전모 씨에게 징역 15년을, 공범인 동생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다른 공범 서모 씨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죄,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른 추징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대법원은 원심이 선고한 추징액 724억원을 전부 인정했다. 전 씨 형제에게 각각 332억원, 서 씨에게 14억원, 전 씨의 가족 등 참가인들로부터 46억원이다.다만 전 씨 형제가 내야 하는 추징금 중 해외로 빼돌린 재산 50억원은 공동부담이라 완납이 이뤄질 경우 추징되는 총액은 674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전 씨는 우리은행에서 일하던 2012년 3월∼2020년 6월 은행 자금 총 707억원을 빼돌려 주가지수옵션 거래 등에 쓴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돈을 인출한 근거를 마련하려고 문서를 위조하고, 동생과 공모해 횡령금 일부를 해외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공범 서 씨는 전 씨 형제의 돈이 범죄수익인 정황을 알고도 이들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약 16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전 씨 형제가 기소될 당시 횡령액은 614억원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범행이 추가로 드러나 93억2000만원 상당의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법원이 인정한 형제의 횡령액은 총 673억원이다. 실물증권과 자기앞수표로 횡령한 34억원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을 받았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12 15:27
메이저리그

'결백' 밝혀졌다...美 검찰 "미즈하라, 오타니 몰래 220억원 절도...오타니는 피해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를 중심으로 메이저리그(MLB)를 흔들었던 스포츠 도박 스캔들의 진상이 밝혀졌다. 오타니는 역시 피해자였고, 주범인 미즈하라 잇페이의 수법은 상상 이상이었다. 오타니의 피해 금액만 1600만 달러(220억원) 이상이다. 오타니가 매년 구단에게 받을 실수령 연봉(200만 달러)의 8배에 달한다.미국 ESPN,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은 12일(한국시간) "오타니 전담 통역이었던 미즈하라가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 수사를 맡은 마틴 에스트라다 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을 훔쳤고 오타니의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했다"며 "미즈하라를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라고 설명했다.이번 사건의 핵심인 오타니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는 피해자"라고 단언했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행위에 관련이 있거나 이를 알고 있는 증거가 없다. 오타니는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로 간주된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잘라 말했다.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건 지난달 21일이다. 당시 오타니와 미즈하라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시리즈 진행 도중 오타니의 계좌가 사용됐고,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는 걸 MLB 사무국과 오타니 소속사가 들었고, 미즈하라는 이 과정에서 ESPN과 인터뷰해 파문을 키웠다. 20일 경기 종료 후 오타니를 비롯해 다저스 관계자들도 내용을 전해들었고 21일 ESPN의 단독 보도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세상에 나왔다. 당시 LA 타임스는 "수사 당국이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도박업자를 조사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이 거론됐고 이를 전해들은 오타니의 변호인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미즈하라가 거액의 불법 도박을 저질렀고 오타니의 개인 자금을 도용했다고 하더라"고 내막을 전했다.처음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즈하라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나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직접 송금을 해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타니 측은 즉각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를 절도했다"라고 반박했고 그제서야 미즈하라도 "오타니가 직접 송금을 해준 것이 아니다"라고 번복했다. 절도 사실을 들은 다저스는 미즈하라를 즉각 해고했다. 그러나 미즈하라의 첫 해명은 야구계 전체를 술렁일 수밖에 없게 했다. 만약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여부를 알고도 묵인했고, 자신의 돈으로 이를 갚아줬다면 그것만으로도 법적 문제가 생겼다. 설상가상 오타니가 직접 도박에 참여했고 미즈하라가 대신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오타니는 자신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지난달 2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소문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오타니는 "이 시점에서 내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 나는 야구나 다른 스포츠 도박에 참여한 적이 절대 없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도 있어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는 것을 이해해달라.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을 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다. 송금을 의뢰한 적도 없다. 며칠 전까지는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즈하라에 대해서도 "계좌에서 돈을 훔쳐서 내 주위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자신은 도박 스캔들과 무관했다고 주장했다. 오타니에 따르면 그는 이번 사건을 팀 동료들보다도 뒤늦게 들었다. 오타니는 회견에서 "내가 이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은 한국에서 열린 개막전 종료 후 팀 미팅에서였다. (오타니가 대신 갚아줬다는 영어 해명에서) 난 위화감을 느꼈다. 그는 내게 호텔로 돌아가 더 자세한 것을 둘만 이야기하고 싶으니 기다려달라고 해서 호텔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떠올렸다.오타니는 "난 미즈하라가 도박 중독인 것도, 빚이 있는 것도 몰랐다. 동의한 적도 없고, 송금을 허락한 적도 없다"며 "호텔에서 대화하면서 그때서야 미즈하라에게 빚이 있단 사실을 알았다. 내 계좌에 마음대로 접근해 불법 도박업자에게 송금하고 있었다고 했다. 내 대리인에게 이야기했고, 절도와 사기로 고소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오타니의 기자 회견은 원론적 설명에 불과했다. 결국 검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했는데 지난 11일 드디어 뉴욕 타임스를 통해 조사 결과와 그에 따른 진상이 드러났다. 뉴욕 타임스는 "검찰은 미즈하라가 당초 알려진 450만 달러(60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훔쳤을 수도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오타니의 계좌로 거래하고도 오타니가 알림을 받을 수 없도록 설정을 변경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라고 보도했다. 미즈하라가 철저하게 오타니로부터 숨어서 그의 돈을 갈취해온 것이다. 한편 보도에 이은 이번 검찰로 미즈하라의 베팅 목록도 확인됐다. 미즈하라는 NBA, NFL 등 북미 프로스포츠는 물론 유럽축구, 대학 미식축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불법 스포츠 베팅을 진행했다. 앞서 그는 "MLB에는 베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구단 관계자였던 그가 MLB에 직접 베팅할 경우 죄가 더 커질 수 있다. 에스트라다 검사도 "야구 종목에 대한 베팅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미즈하라는 현재 감형을 시도 중이다. 그는 곧 LA 시내 연방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USA투데이는 "미즈하라는 연방 지침에 따라 최대 30년 징역형, 최고 벌금 100만 달러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그가 유죄를 인정하고 사전형량 조정 협상에 들어간 만큼 형량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피해금액이 알려진 것에 세 배 이상인 만큼 오타니가 받을 충격과 배신감도 더 클 거로 보인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와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각별한 사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미국에서 다녔다고 전해지는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던 일본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 통역으로 야구계에 등장했다. 그는 2013년 니혼햄 파이터스 외국인 선수 통역으로 입사했는데, 당시 신인이었던 오타니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8년을 앞두고 MLB로 진출하던 오타니는 평소 신뢰했던 미즈하라에게 자신의 전담 통역을 제의했고, 사건이 터질 때까지 MLB에서의 6시즌을 그와 함께 했다. 그의 입과 귀가 되어준 건 물론 사소한 개인 생활까지도 지원해줄 정도로 각별했으나 미즈하라는 뒤에서 그걸 뒤엎을 만큼 큰 액수를 절도, 횡령하는 중이었다. 오타니의 실 연봉을 생각하면 미즈하라의 절도 액수는 결코 적지 않다. 데뷔 후 줄곧 낮은 연봉을 받다가 최근 2년에야 고연봉을 받은 오타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계약 금액의 97%는 10년 후 계약 종료부터 추후 수령하는 형태다. 오타니가 매년 받는 실 연봉 금액은 2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미즈하라가 갈취한 액수를 벌려면 8년이 걸린다. 1600만 달러는 어지간한 주축 메이저리거들만 받을 수 있는 거액이다. 물론 매년 광고 수익으로 막대한 거액을 벌어들이는 오타니지만, 미즈하라에겐 그만큼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충격 때문이었을까. 오타니는 올 시즌 초 상당히 고전했다. 첫 홈런이 나오기 직전인 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당시 타율이 0.242, 장타율은 0.333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엔 기세가 좋다. 오타니는 이후 맹활약으로 현재 시즌 성적이 타율 0.333(63타수 21안타) 3홈런 8타점 1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635,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012를 기록 중이다. 안타 21개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다. 오타니는 시즌 첫 14경기에서 장타 12개를 터뜨리는 중인데, 이는 다저스 선수로는 역대 최초의 진기록이다. 누명을 벗은 만큼 향후 페이스도 더 달아오를 거로 보인다. 오타니는 오는 13일부터 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상대 선발 투수는 마이클 킹이다. 오타니와 절친한 후배인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다저스의 선발 투수로 나서는 가운데 오타니가 승리를 지원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2 09:07
연예일반

[IS리뷰] 최선이 과도함에 먹혔을 때 ‘데드맨’

많은 것을 담고자 한 욕심이 오히려 독이 됐다. 큰 스케일, 빠른 속도감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 ‘데드맨’이다.‘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 이만재(조진웅)가 1000억 원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의 연출작 ‘괴물’ 공동 각본을 쓴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이다.저축은행 사태로 파산한 후 살기 위해 이름을 팔며 험악한 바지사장계에서 가늘고 길게 살아남아온 이만재. 큰 건 하나를 마지막으로 바지사장계에서 손을 떼려 했지만, 한순간에 1000억 원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이 돼 중국의 사설 감옥에 끌려간다.살아 돌아온 사람이 없다는 사설 감옥에서 이만재는 정치 컨설턴트 심여사(김희애)와 거래로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한다. 이만재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공희주(이수경)는 이만재의 비밀 장부를 매개로 1000억 원 횡령 사건의 진짜 배후를 찾는데 합류한다. ‘데드맨’은 단순한 듯 단순하지 않다. 이만재의 이름을 빌려 1000억 원을 가져간 사람을 찾는 게 외적인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정경유착, 부패한 권력 등 정치, 경제범죄가 얽혀있다. 이에 따라 나오는 사람도 많고 그 이해관계도 복잡하다.수많은 사람을 따라 여러 가지 일이 펼쳐지는데, 그걸 따라가며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그저 사건의 배후를 찾기까지 빠르게 달린다. 부족한 개연성에 빠른 속도감이 더해지니 결국 의문만을 남긴다.이름값, 선택, 책임 등 있어 보이는 단어들이 계속해서 귀에 박히나, 이해는 가지 않는다. 여기에 위인들의 명언, 은유 등이 더해져 머릿속은 더 복잡해진다. 흥미로운 요소도 있다. 바지사장이라는 소재는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라 신선하게 다가온다. 선명한 색감의 영상미도 돋보이며 음악도 귀를 사로잡는다.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다. 조진웅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이만재의 독기를 묵직하게 그렸다. 이미지 변신이 돋보이는 김희애는 특유의 분위기로 정치판을 주무르는 심여사의 여유를 표현했다.입봉작인 만큼 하준원 감독이 최선을 다했다는 건 너무 느껴진다. 그러나 최선이 과도함에 먹혔다.15세 관람가. 108분. 오는 2월 7일 개봉.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2.02 05:14
금융·보험·재테크

'3억 미스터리' 신한은행 내분 사태 일단락, 신상훈-라응찬 소송은 계속

‘3억원’으로 빚어진 신한금융지주 경영진 간의 법정 공방이 13년 만에 사실상 일단락됐다.17일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신한은행은 소송을 중단하고 전격적으로 화해했다. 양측은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조정기일에서 "미래 지향의 호혜 정신에 터잡아 원고(신 전 사장)의 명예회복과 신한금융그룹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이어 양측은 "부끄러운 과거사로 상처받은 신한금융그룹 주주와 임직원, 고객 등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도 언급했다.신 전 사장 측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신 전 사장은 신한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은 물론 함께 희생된 후배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노력했다"며 "그러나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이제 이렇게라도 신한금융그룹 측과 조정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응어리를 풀게 돼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신 전 사장 측은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노력한 현 신한금융그룹 임직원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 한번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이처럼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앞서 신 전 사장은 “신한은행 내분 사태로 회사에서 억울하게 물러나야 했다”며 신한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이날까지 재판을 이어왔다.신한은행 내분 사태는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은 지난 2010년 9월 신 전 사장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고소했다. 신한은행을 창립한 이희건 전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에 손을 댔다는 것이었다. 이에 신 전 사장은 2008년 1월 하순 라 전 회장 지시로 현금 3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당장 비서실에 현금이 없어 재일교포 주주 2명과 자신 명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고, 이 전 명예회장 자문료 명목 법인자금으로 이를 보전했다는 항변이었다.당시 돈가방 3개에 담긴 문제의 3억원은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에서 누군가에게 전달됐다.신 전 사장은 재판에 넘겨져 업무상 횡령에 대한 일부 유죄 판결로 벌금형을 받았다.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은 3억원 지시·전달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신 전 사장은 과거 수사 당시 횡령 금액으로 지목돼 은행에 갚은 2억6100만원을 라 전 회장이 지금이라도 대신 부담해야 한다며 지난해 4월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은 상태로 신 전 사장은 이날 조정 성립과 별개로 라 전 회장 개인에 대한 소송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7 17:55
금융·보험·재테크

[IS시선] 국민의 기대 외면한 금융권의 '맹탕 국감', 적어도 책임 있는 해명이라도

“아무래도 여론이 있으니 올해 문제를 일으킨 금융권의 수장들 일부는 소환되지 않을까요.”‘정기국회의 꽃’인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대체로 국민의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막상 국감의 뚜껑을 열어보니 ‘맹탕 국감’을 넘어 ‘국감 무용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맥 빠진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은 물론이고 은행장조차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은행권에서 각종 횡령과 비위 사건 등 금융 사고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이에 대한 문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기간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차 모로코로 건너갔다. 17일 금융감독원의 국감에서도 은행권 수장들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의 하위 기관인 금감원 국감에서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감 있는 자세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건너뛰게 된 셈이다. 대신 국민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횡령과 내부정보 거래 사건이 일어난 BNK경남은행, DGB대구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을 포함한 7개 은행의 준법 감시인을 증인 명단에 올렸다. 정무위원들이 은행권의 책임자가 아닌 준법 감시인을 상대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도덕적 해이 등에 대해 추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해 국감과 비교해도 올해는 ‘맹탕 국감’이 우려되고 있다. 그나마 5대 금융지주 회장 대신 은행장들이 모두 출석했던 2022년이었다. 높은 국민적 관심에 비해 초라해 보이는 ‘증인 명단’은 윤석열 정부의 ‘관치 금융’과 연결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윤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이들이 증인으로 나서면 ‘관치 금융’에 대한 날 선 공세가 불 보듯 뻔한데 이를 의식해 빠졌다는 의견도 있다. 임종룡 회장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고, 이석준 회장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다. 은행권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해 비슷한 금융 사고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여기에 최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하나같이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은 민감한 사안들이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들이다. 금융지주 회장들과 은행권 수장들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할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24일 종합감사 때 수장들을 소환할 수 있다. 적어도 국회의 정치적 계산이 아닌 금융권 수장들의 책임감 있는 해명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7 07:00
산업

국감 막 올랐는데 해외로 빠져나간 '회장님들'

올해 국정감사의 막이 올랐지만 국감대에 서야 할 기업의 ‘회장님’들이 사라졌다. 공교롭게 해외 출장 일정 등이 잡혀 증인 소환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대상 국감이 시작됐지만 금융권의 핵심인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해외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로코 마라케시로 건너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 같은 일정으로 15일까지 해외에 머물 예정이다. 당초 금융지주 수장들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올해 금융권에서 횡령과 자금 유용,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등 각종 비위가 끊이지 않았다.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경고음이 켜졌고,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의 줄소환이 전망됐지만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불발됐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지난해부터 절묘하게 IMF·WB 연차총회 참석으로 국감 출석을 피하고 있다. IMF·WB 연차총회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권 인사들이 모두 모이는 행사다. 올해 마라케시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차질이 예상됐지만 연차 총회는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총회 일정을 소화한 뒤 유럽·중동의 현지 투자자와 주주들을 대상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종규 회장과 함영주 회장은 이번이 두 번째 총회 참석이고, 진옥동·임종룡·이석준 회장은 이번이 첫 참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 비율이 대부분 50% 이상이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지주 회장들의 IR이 필수인 시대”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8월 직원·가족들이 주식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7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난 바 있어 윤종규 회장의 증인 채택이 고려된 바 있다. 또 정무위에서는 금융권 사건사고와 관련해 임종룡 회장과 이석준 회장도 부르려고 했으나 최종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결국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11일 금융위원회을 비롯해 17일 금융감독원의 국감에 모두 출석하지 않는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금융권의 내부통제 문제가 가장 큰 이슈이고 관심있는 부분인데 이번에 금융위에서 그런 부분들과 관련된 증인들은 현재 지금 다 빠져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국감 기간에 유럽으로 출국했다. 현지 대형 기관투자자들에게 포스코그룹의 미래 사업 비전을 알리는 IR 활동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최 회장은 11일 교육부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국감대에 서지 않았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3 07:00
금융·보험·재테크

BNK경남은행 횡령사고 역대 최대 3000억 '충격'

BNK경남은행 횡령 사고 규모가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역대로 가장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최대는 지난해 우리은행 횡령 사고(668억원)였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경남은행 횡령 사고 검사 결과, 투자금융부 직원 이모 씨의 횡령 규모가 2988억원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허위 대출 취급을 통해 횡령액이 1023억원, 서류 위조 등을 통해 대출 원리금 상환 자금을 빼돌린 규모가 196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씨는 PF대출 차주들이 대출 취급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 대출 서류를 만들어 거액의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허위 대출금은 무단 개설한 계좌나 가족·지인 명의 계좌 등에 이체했다. PF대출 차주(16개 시행사)가 정상 납입한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도 지인·가족 명의 법인에 빼돌렸다. 자신의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다른 시행사 대출 계좌로 송금시킨 경우도 있었다.이 씨는 거액의 횡령 자금을 골드바나 부동산 매입, 골프·피트니스 회원 구매, 자녀 유학비,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에 따른 경남은행의 순손실 규모는 595억원으로 집계됐다.15년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해온 이 씨는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본인이 관리하던 17개 PF 사업장에서 총 2988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 모두 이씨와 관련한 금융 사고 정황을 지난 4월 초 인지했지만 자체 조사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 보고는 지연됐다.금감원은 지난 7월 21일부터 긴급 현장검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달 초까지 500억원대의 횡령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검사를 통해 횡령 혐의를 추가로 포착했다.금감원은 "이번 거액 횡령 사고는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진단했다.BNK금융지주는 자회사인 경남은행의 위험 관리 및 업무실태 점검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테마 점검을 실시하면서도 고위험 업무인 PF대출 취급 및 관리에 대해서는 점검을 실시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경남은행은 2020년께부터 PF 대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경남은행은 이 씨가 15년간 동일 부서에서 PF대출 업무를 담당했음에도 장기 근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명령 휴가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 씨에게 자신이 취급한 PF 대출에 대해 사후관리 업무까지 수행하게 하는 등 직무 분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금감원은 "횡령 금액 사용처를 추가 확인하고 검사 결과 확인된 사고자 및 관련 임직원의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20 15:39
금융·보험·재테크

임종룡 호 6개월, 우리금융 미래 전략은 없다

우리금융그룹의 ‘임종룡호’가 출항 6개월을 맞았다. ‘관치 논란’ 등의 이슈에도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조직 쇄신’과 ‘외형 확장’ 등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렇지만 우리금융그룹의 현주소는 올해 5대 금융 중 실적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임종룡호’의 참담한 성적표는 최악의 실적과 답보 상태에 빠진 M&A, 연대 코드인사로 집약된다. 당기순이익, 디폴트옵션 적립금 모두 꼴찌 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에 NH농협에마저 뒤처져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1·2분기에 5대 금융 중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하나금융과 업계 3위 싸움을 벌였던 우리금융이지만 이제는 NH농협금융에 4위 자리마저 내주며 5위까지 밀린 형국이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5386억원으로, NH농협금융(1조7058억원)에 1700억원 가량 뒤진 실적을 거뒀다. 상위 3개 금융그룹은 모두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가 2조원을 넘겼다. 특히 유가증권 수수료와 외환 파생관련 상품 등의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5대 금융 중 우리금융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6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나 감소했다. 하나금융이 1조3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나 증가한 것과는 대조되는 성적표였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다.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우리금융의 우리은행 의존도는 96%에 달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각 62%, 64%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높은 편이다. 주력인 은행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지만 이마저도 타사에 밀리고 있다. 은행들이 7월부터 힘을 줬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취급액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 부문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 부문에서 전체 8조3000억원 중 우리은행은 1000억원에 머물렀다. 농협은행 2조8000억원, 하나은행 1조7000억원과는 대조를 이뤘다. 신한은행의 경우 만 34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을 뒀기 때문에 1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5대 은행 중 가장 늦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등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사실상 50년 만기 주담대의 끝물이었던 지난 8월 14일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은행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중점을 두면서 우리은행이 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며 “경영진이 교체되면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거나 신중모드로 지켜보는 양상이 드러나는데 우리은행의 경우 후자의 흐름”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가 8월 말 공개한 디폴트옵션 상품 적립액 부문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되면서 고객 모시기에 혈안이지만 우리은행은 잠잠한 편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적립금이 타사에 비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디폴트옵션과 관련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서 지난달 발표한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가장 떨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은 분야별로 고르게 우수 사업자로 평가받았지만 우리은행은 모든 항목에서 순위권 밖이었다. 연이은 횡령사고, 코드인사 논란 등 국감 소환 유력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방점을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횡령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에 이어 지난 7월에도 직원의 7만 달러(약 9300만원) 횡령 사건이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지점 금고에서 가상화폐 투자를 목적으로 돈을 빼돌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을 통해서 횡령 사실을 적발했고, 해당 직원은 면직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연이은 금융 사고로 인해 임종룡 회장은 내달 국정감사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무위원회는 21일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계획서를 채택하고, 증인 출석과 서류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금융사고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처럼 횡령 사건이 터진 금융사의 수장들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 취임 후 '코드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3월 인사를 통해 11개 사업 부문을 9개로 축소하면서 임원을 교체했는데, 이 중 임 회장과 동문인 연세대 출신 임원이 4명이나 나왔다. 장광익 브랜드담당 부사장은 임 회장의 직속 후배인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우리은행 측은 “어쩌다 보니 연세대 출신의 인재가 1~2명 더 많아진 것이지 ‘코드인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임원들은 주로 SKY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외형 확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작업도 답보 상태다. 임 회장은 증권사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운다는 복안이지만 다른 금융사들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6조~7조원의 실탄을 준비한 우리금융은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 인수를 겨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손태승 전임 회장 시절에 내실을 다지며 외형 확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수장이 바뀌며 다시 주춤한 측면이 있다”며 “카리스마보다 관리형 수장인 임 회장은 안정적인 내부통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9 07:00
금융·보험·재테크

5대 은행 992억 금융사고 중 회수액 고작 108억...적발 '빙산의 일각' 지적도

최근 은행 직원들의 횡령 등 금융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회수액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전 사고액은 991억9300만원으로 집계됐다.작년 우리은행에서의 600억원대의 횡령 사고, KB국민은행에서 발생한 150억원(수사 중으로 손실 금액 미확정) 규모의 부동산담보대출 서류 조작 사고(업무상 배임) 등이 규모가 컸다.금전 사고 중 고객 예금이나 회삿돈을 가로채는 횡령 사고 유형이 가장 빈번했다. 또 외부인에 의한 사기, 해외 지점에서의 무장강도 사고 유형 등도 금전 사고에 포함됐다.사고 금액 중 회수한 금액은 108억2500만원에 불과했다. 사고 발생 인지 시점이 늦고, 그만큼 후속 조치도 늦어지면서 회수율이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이 금융사고 61억6300만원의 금융사고 중 46억8700만원을 회수해 회수율이 가장 높았다. 윤창현 의원은 "수년에 걸쳐 횡령 등 금전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적발은 '빙산의 일각'으로 의심되고 회수 역시 대단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그러면서 "금융에 대한 신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은행은 고객 자금을 취급하는 담당자에 대한 명령 휴가 제도를 대폭 확대 실시하고 금감원은 실효성 있는 제도 운영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최근 경남은행에서 1000억원대 횡령이 발생한 데 이어 KB국민은행 직원들은 업무상 알게 된 고객사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7억원 규모의 주식 매매 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시중은행 전환을 노리고 있는 DGB대구은행은 고객 몰래 문서를 꾸며 증권계좌 1000여개를 개설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모두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걸러지지 못하고, 외부 민원이나 수사를 통해 덜미가 잡혔다. 이로 인해 금융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선정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은 11일 "임직원들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의 모든 프로세스 과정에서 디지털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문제를 자동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2 10:44
금융·보험·재테크

'희대의 횡령' BNK경남은행, 골드바 101개, 5만원 돈다발 45억원 은닉

1000억원 이상의 회삿돈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 씨의 오피스텔에서 1㎏짜리 골드바 101개와 현금 45억원, 미화 5만 달러 등 총 147억원 상당의 금품이 발견됐다. 이 씨는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8일 1000억원 이상의 횡령한 혐의로 붙잡힌 이모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남은행이 보관 중이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시행사 3곳의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 총 69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이 과정에서 시행사 명의의 출금전표를 11번에 걸쳐 위조했고, 이렇게 횡령한 돈을 가족이나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이어 지난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는 부동산 PF 사업 시행사 2곳이 추가로 대출을 요청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 총 688억원을 대출받아 횡령한 혐의도 있다.이 씨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이씨는 횡령 정황을 포착한 금융당국이 조사를 시작한 7∼8월께 도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횡령한 돈을 상품권 거래업자에게 세탁, 1㎏짜리 골드바 101개와 현금 45억원, 미화 5만 달러 등 총 147억원 상당의 금품을 차명 오피스텔 3곳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검찰은 지난 7월 경남은행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 이 씨와 공범인 한국투자증권 직원 황모 씨 주거지, 경남은행 등 13곳을 압수수색 했다. 이어 8월 21일 도주 중이던 이 씨를 서울의 은신처에서 체포했다.검찰은 "이씨가 장기간에 걸친 범행을 은폐하고자 나중에 횡령한 돈을 앞서 횡령한 돈을 변제하는 데 쓰는 소위 '돌려막기' 수법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남은행은 실제 피해 규모를 500억여원 상당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이 씨와 배우자 등이 보유한 합계 22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검찰은 이씨와 구속된 공범 황씨 등을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와 횡령 자금 소재 등을 추가 수사할 방침이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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